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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들 : 팬데믹의 사이클 안에서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수퍼플렉스 <홍해의 그린 아일랜드> SUPERFLEX The Green Island in the Red Sea 2016, 2k 시네마스코프, 컬러, 스테레오, 13분 는 코펜하겐 남부 지방자치 도시 발렌스베크에서 일어난,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로봇 시민 이야기를 소개한다. 이 영상은 1970년대 로봇을 시민에 통합하는 정책을 통과시키기 위해 추진된 진보적인 캠페인을 추적한다. 발렌스베크 시민들은 도시가 경제 위기와 포퓰리즘적 개혁의 위협 속에서 회복되기를 바라며 자신의 정치사상과 생활양식을 지속적으로 보장받기 위한 방편으로 로봇을 시민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정책을 채택한다. 이 영상은 과거의 궤적들을 보여줌으로써 현재 우리가 확신하고 있는 것에 대한 의심을 품게 하는 한편 자동화된 미래에 대한 논의를 이끌어 낸다. 로봇 공동체를 위해 .. 더보기
하룬 파로키 - 우리는 무엇으로 사는가? HARUN FAROCKI WHAT OUGHT TO BE DONE? WORK AND LIFE 무엇이 행해져야 하는가? 일과 삶 우리는 무엇으로 사는가? 그는 시각예술가라기보다는 어려운 주제나 우연히 발견한 생각의 틈에서 무언가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철학자나 연구자의 모습이다. 노동에 대한 여러 개이 영상 작업들, 리메이크 - 공장을 나서는 노동자들 WORKERS LEAVING THEIR WORKPLACES, 비교 COMARISON VIA A THIRD, 110년간의 공장을 나서는 노동자들 WORKERS LEAVING THE FACTORY IN ELEVEN DECADES 사이에 있는 작업설명을 읽다 발견한 한 줄의 문구가 둔탁하게 가슴에 내려앉는다. "노동자는 결국 흩어진다." 평행시리즈 PARALLEL 1,.. 더보기
READ MY LIPS : Sung JiEun/Lee Jinshil (ENG) 2017 The exhibition gathers and shows queer works, focusing on drag, an important term in queer politics. In general, drag, as seen in "drag queen" and "drag king". designates the play of the sexuality minority group to put on the opposite gender's costume and exaggerate his or her gestures. Thus, the exhibition might be considered as about queer art under the theme of queer or queer people. However,.. 더보기
READ MY LIPS : 성지은/이진실 (KOR) 2017 본 전시는 드랙(drag)이라는 퀴어 정치학의 개념을 중심으로 이상한(queer) 작품들을 불러 모은다. 일반적으로 드랙은 드랙킹이나 드랙퀸처럼 반대편 젠더의 옷을 입고 그/녀들의 행동을 과장되게 따라하는 성소수자들의 유희를 가리킨다. 따라서 이 전시는 퀴어를 주제로 한, 또는 퀴어한 존재들을 형상화한 퀴어 미술을 이야기한다고 여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퀴어’란 자신을 성소수자로 정체화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인종, 계급, 젠더 등 어떤 규범적 정체성을 위반하는 다양한 현상들을 설명하는 말이 될 수 있다. 때문에 우리가 말하는 ‘드랙’은 단지 여장남자와 같은 크로스드레싱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남성과 여성 더 나아가 사물과 인간, 일상과 예술, 화이트큐브와 서브컬처 사이를 넘나들고 변환시키는 다양한.. 더보기
XXX : 함성언 (KOR) 2015 이마주 image 1980년대 이 후 장 뤽 고다르와 프랑소와 트뤼포, 알랭 레네 대표되는 누벨바그_Nouvelle vague 영화는 미국식 자본주의와 대중문화에 물들기 시작한 프랑스인을 극장으로 불러 오지 못하게 되었고, 그 자리를 다음 세대에 물려주게 된다. 한국에서는 누벨이마주_cinema du look로 불리는 이 경향은 장 자끄 베넥스와 뤽 베송, 레오스 까락스 등의 감독으로 대표되며 정확히 누벨바그 영화의 대척점에 서 있는 영화_적극적인 세트 촬영, 인공 조명의 활용, 과도한 음향과 영화음악_들을 양산하기 시작한다. 영화사, 영화미학적으로 누벨이마주 계열의 작품들은 분명한 공과가 있지만, 적어도 분명한 지향점을 가지고 제작된 영화였으며 적어도 그들의 미장센은 분명히 '성취'라 부를 만 한 것이.. 더보기
MIRRORS : 김성우 (KOR/ENG) 2018 오용석의 회화에는 인간의 본성, 특히 내밀하고 본능적인 영역에서 터져 나오는 쾌락, 희열, 분노, 불안과 같은 감정이 혼재되어 있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욕망이나 불편함 같은 감정은 남성의 신체를 사용한 도상, 그리고 분출하듯 흘러내리고 짓이겨진 물감의 중첩으로 표현되곤 한다. 명확한 이미지와 도상을 통해 분명한 서사 전달을 성취하기보다는 추상적인 정서가 생동하는 이미지로 귀결시키는 작가의 태도는 오히려 더 관능적인 인상과 아우라로 가득한 하나의 장면을 만들어 낸다. 이미지는 그 자체로 아름다움을 풍성하게 간직한 것이기보다는 관능이 휘젓고 난 뒤 흔적만 남은 표피일 수도 있다는 작가의 말처럼, 그의 회화의 첫인상을 장악하던 섹슈얼함은 하나의 이미지 표면이 아닌 중첩된 이미지-표피 사이사이에서 침묵.. 더보기
THE SHOW MUST GO ON : 맹지영 (KOR/ENG) 2018 발췌 오용석의 그림에는 여러 이미지들이 중첩되어 있다. 그는 그림을 통해 고정되지 않은 신체의 의미와 불분명한 경계를 확장하는 실험을 한다. 하나의 인물이, 혹은 그룹이, 풍경이 층층이 그림 안에 (2018)의 언어들처럼 마치 생각의 조각들이 흩어졌다 모아지고 사라졌다 나타남을 반복하며 이리 저리 공간 안에서 충돌하기도 하고 스며들기도 한다. 그의 그림에서 이야기하는 인물, 인물들간의 관계, 사랑에 대한 이야기들은 결코 단순하게 표현할 수 없는 복잡함을 이미 가지고 있어 그들을 한 화면에 담아내는 작업이 결코 쉬울 리 없다. 그의 이유 있는 산만함과 혼란이 담긴 세 점의 그림들, (2015), (2018), (2018)을 (2018)의 드로잉과 글을 천천히 돌리면서 보다 보면, 그가 관심을 두는 문장이나.. 더보기
STAGE 2-1 도큐멘타 5년에 한 번 열리는 카셀 도큐멘타는 대형 미술행사가 있을 때마다 언급되는 세계적인 행사이다. 많은 미술관계자의 발길이 자연스레 카셀을 향한다. 특히나 올해는 카셀 도큐멘타,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 아트 바젤, 베니스 비엔날레가 유럽에서 한꺼번에 열리는 해였다. 10년에 한 번 오는 행사들은 시작 전부터 관심을 끌었다. 수많은 미술관계자들이 독일과 이탈리아 베니스를 방문했고 앞으로도 할 것이다. 하지만, 막상 우리는 피상적으로 그 행사들을 접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막연한 명성, 막연한 유서 깊음 같은 것에 끌리며 말이다. 사실 1995년 광주 비엔날레를 시작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수많은 국제 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다. 비엔날레들이 열릴 때마다 주기적으로 비엔날레 자체에 대한 비판이 반복된다. 2년 주기의 행.. 더보기
STAGE 3-1 : 곡성 20170826 STAGE 3-1 : 곡성 哭聲 2016년 5월에 개봉한 이 영화는 수많은 해석과 논란을 일으키며 600만명이 넘는 흥행을 했던 영화이다. 당시의 답답한 상황들과 맞물려 느꼈던 엄청난 무력감이 이 영화를 흥행하게 만든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그 사이에 정말 많은 상황들이 지나가고,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믿는 지금, 1년도 더 된 영화를 다시 소환하려고 한다. 그 사이에 무력감은 어떤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환되는 것처럼 보이는 지금, 세상이 뭔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처럼 보이는 지금, 이 영화의 세계가 유효하지 않은 것처럼 은폐된 지금. 세상은 변화한 것처럼 보이지만, 항상 삶의 전체를 가로지르는 구조들과 장치들은 그대로 건재하다. 여전히 태극기, 십자가, 성조기가 삼위일체의 형상으로 모..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