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췌

 

오용석의 그림에는 여러 이미지들이 중첩되어 있다. 그는 그림을 통해 고정되지 않은 신체의 의미와 불분명한 경계를 확장하는 실험을 한다. 하나의 인물이, 혹은 그룹이, 풍경이 층층이 그림 안에 <파올로의 책: 발견된 언어들>(2018)의 언어들처럼 마치 생각의 조각들이 흩어졌다 모아지고 사라졌다 나타남을 반복하며 이리 저리 공간 안에서 충돌하기도 하고 스며들기도 한다. 그의 그림에서 이야기하는 인물, 인물들간의 관계, 사랑에 대한 이야기들은 결코 단순하게 표현할 수 없는 복잡함을 이미 가지고 있어 그들을 한 화면에 담아내는 작업이 결코 쉬울 리 없다. 

 

그의 이유 있는 산만함과 혼란이 담긴 세 점의 그림들, <XXX: MILITARY>(2015), <눈>(2018), <얼굴>(2018)을 <파올로의 책: 발견된 언어들>(2018)의 드로잉과 글을 천천히 돌리면서 보다 보면, 그가 관심을 두는 문장이나 글들의 파편들에서 그림이 가진 시간을 추적할 수 있을 것만 같다. 그 언어들에 담긴 아름다움이나 고통, 슬픔들이 어떻게 작가의 삶에 스며들어 흔들고 붓을 들어 이미지를 그리게 만든 과정을 상상해 보는 일은 때론 가슴을 벅차게 만든다. 오용석에게는 전혀 다른 시간에 존재했던 이미지들을 그림이라는 매체에 담는 시도가 그래서 가장 적절해 보인다. 그림 밖에서 그도 우리도 다시 혼돈의 세상으로 돌아간다. 

 

Many images overlap in Oh's work. Through painting, he experiments with expanding the meaning of the unfixed body and the expansion of the uncertain boundary. Like the words in The Book of Paolo: Found Letters(2018), a figure, a group, or scenes overlap in layers, like fragments of thoughts that repeatedly scatter, gather, disappear, coliding and seeping into each other throughout space. His paintings depict figures, relationships between the figures, and stories about love. Already complex ideas that cannot be easily expressed in simple means, it's never so simple to capture them in one surface.

 

When looking slowly at xxx-military(2015), An Eye(2018), A Face(2018), which are three paintings that capture Oh's intentional distractedness and chaos, as well as the drawings and texts in The Book of Paolo: Found Letters(2018), it seems possible to trace the time charged in painting from the fragments of phrases or texts that the artist finds fasinating. It's sometimes awe-inspiring to imagine how the beauty, pain and sorrow in such language infiltrate the life of the artist, and become a process of lifting up a brush and drawing images. This is precisely the reason that, for Oh, the attempt at capturing images that existed in completely different times on the medium of painting, seems the most suitable. Outside the painting, the artist, as well as the viewer, returns to the world of chaos.

 

맹지영 / 두산아트센터 큐레이터

Maeng Jee Young / Doosan Art Center Cur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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